언어와 뇌의 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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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언어와 뇌의 관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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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정신활동을 주관하는 중추는 뇌입니다. 우리는 뇌손상을 입었을 때 언어행동이나 다른 인지수행에 장애를 보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ERP, MRI, PET 등의 새로운 영상기법들이 개발되면서 대뇌에 대한
신경과학적 연구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신경과학에서의 발견은 언어습득이나 언어 처리과정을 밝혀 주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현재까지 밝혀진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에 관한 신경과학에서의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기로 합니다.

1) 좌반구 기능으로서의 언어
대뇌는 해부학적으로 두 개의 반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두 개의 반구는 기능적으로 동일하지 않습니다. 대뇌의 좌반구는 언어기능을, 그리고 우반구는 공간지각기능 등을 분담하여 담당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이와 같이 대뇌의 어느 한쪽 반구에 기능적인 전문화가 이루어지는 현상을 편재화(ateralization)라 합니다. 대뇌의 기능적 비대칭성의 증거는 실어종 환자나 두 개의 반구가 분리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분리뇌(split brain)
대뇌의 좌우 반구는 뇌랑(corpus callosum)이라는 신경다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뇌량을 통해 각반구에 들어온 정보가 서로 다른 쪽 반구로 전달된다. 따라서 정상적인 경우에 대뇌반구는 뇌량을 통해 서로 정보를 전달하여 통합된 기능을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뇌량을 절제했을 때 한쪽 반구의 편재화된 기능을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는 뇌량이 절제된 간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행해졌는데, 심한 간질환자의 경우 뇌량을 절제함으로써 한쪽 반구에서 일어난 발작이 다른 쪽 반구로 전달되지 않게 하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발작을 줄일 수는 있었지만 뇌량이 끊어짐으로써 두 개의 반구는 기능적으로 서로 고립되어 서로 분리된 뇌처럼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뇌량이 절제된 환자(분리뇌)들의 일상 행동에서는 수술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없었으나 스페리(Sperry), 가자니가(Gazzaniga) 등 신경과학자들은 이 환자들이 실험실에서 정상인과는 다른 독특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스페리는 분리뇌 환자를 스크린 앞에 앉히고 스크린 중앙에 있는 점에 시선을 고정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점의 오른쪽 또는 왼쪽에 그림이나 글자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때 왼쪽 스크린에 있는 정보는 피험자의 우반구에 전달되고, 오른쪽에 나타난 정보는 좌반구에 전달되도록 하였습다. 정상인들의 경우에는 이렇게 정보가 어느 한쪽 반구에입력되도록 조작하여도, 뇌량을 통해 다른 쪽 반구로 정보가 전달되어 대뇌 반구가 통합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뇌량이 절단된 분리뇌 환자들은 정보가 입력된 반쿠에서만 그 정보를 처리하게 될 것이다. 스크린의 왼쪽에 나사 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분리뇌 환자들에게 무슨 단어를 보았는지를 물어봤을 때 이 환자들은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스크린에서 본 단어에 해당되는 물건을 집으라고 하면 왼손으로 정확하게 나사를 집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대뇌 기능의 비대칭성을 보여 주는데, 오른손잡이의 경우 좌반구는 언어능력을 담당하고 우반구에서는 공간지각능력을 담당하는 편재화를 보여 줍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좌반구가 언어중추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실어증
좌반구가 언어를 담당한다는 증거는 실어증 환자로부터 제기되었습니다. 1861년 프랑스 의사였던 브로카(Broca)는 대뇌의 특정 영역이 손상되었을 때 말을 하는데 문제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후 많은 증거들이 좌반구의 실비안 열구(측두엽을 뇌의 다른 부위와 분리시켜 주는 틈)의 위 부분(소위 브로카 영역이라고 이름 붙여짐) 또는 실비안 열구의 주변 영역이 손상되었을 때 위와 같은 실어증을 보인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영역이 손상된 환자들은 언어를 발화하는 데 문제를 보였는데, 경미한 경우는 몇 개의 단어나 구절은 구사할 수 있었지만 한 개의 단 어도 말할 수 없는 심각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결함은 브로카 영역이 운동을 통제하는 부분과 인접해 있어서 언어의 발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또다른 형태의 실어증은 베르니케(wernicke) 실어증입니다. 1874년에 베르니케는 좌반구 측두엽의 뒷부분이 손상된 환자들이 브로카 실어증과는 다른 형태의 언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유창하게 말은 하지만 사용하는 단어나 단어의 조합이 적절하지 않았고 말을 이해하는 데 심각한 결함을 보였습니다. 이와 같이 언어의 이해에서 문제를 보이는 수용성 실어증을 베르니케 실어증이라 하였습니다. 이러한 실어증은 모두 좌반구가 손상되었을 때 나타났고, 언어가 좌반구에 편재화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ERP, MRI, PET 등 대뇌를 연구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대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언어의 기능과 관계를 짓는 이러한 전통적인 생각은 많은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선 대뇌에서 언어능력을 담당하는 특정 영역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것은 대뇌의 특정 영역에서 언어능력을 찾을 만한 정교한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의 대뇌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고 사람에 따라 다른 장소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신경학적 분업은 훈란스럽고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또한 취근의 신경과학자들은 대뇌의 활동을 신경회로의 형성과 관련하여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언어 기능이 좌반구에 집중되어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좌반구의 언어 영역내에서 어떻게 국부화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일치된 견해를 보이지 않습니다.

2)언어에 대한 좌반구 편재화의 발달

앞에서 좌반구가 언어에 대해 편재화되어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편재화는 언제부터 가능해지는 것일까요? 대뇌 피질의 특정반구가 언어를 담당하도록 태어날 때부터 미리 지정되어있는 있을까요? 아니면 태어날 때에는 동등한 능력을 가지지만 발달하면서 언어 능력이 좌반구에 점차 편재화되어가는 것일까요?

좌반구 편재화에 대한 가설
언어에 대한 좌반구 편재화에 대해서는 두 가지 대별되는 관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태어날 때에는 좌반구가 언어에 대해 편재화되어 있지않고 좌반구와 우 반구는 언어를 습득하는데 동등한 잠재력을 가진다는 동등잠재력가설(equipotentialityhypothesis)입니다(Lenneberg,1967). 레닌버그(Lenneberg, 1967)는 생의 초기에 좌반구가 손상되면 언어 습득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지만, 비슷한 부위의 손상을 입은 성인이나 나이든 아동의 경우에는 심한 언어지체를 보이거나, 전혀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레닌버그의 이러한 주장은 1970년대 말소리처리과정의 연구에 의해 반박되었습니다.

몰페스 등(Molfese, Freeman, &Palermo, 1975)은 10개월이하의 영아, 4세에서 11세 사이의 아동, 성인의 세 집단에게 음절, 단어 말소리가 아닌 소리를 음성으로 들려 주고, 각자극이 제시되었을 때 나타나는 전기생리학적 활동을 기록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피험자들의 전기생리학적 활동은 말소리에 대해서는 좌반구에서, 말소리가 아닌 소리에 대해서는 우 반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말소리에 대한 좌반구 편재화가 영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대뇌의 언어에 대한 기능적, 비대칭성은 태어날 때부터 형성되고 바 필수없다는 것울 보여 주었는데, 이것이 태어날 때부터 좌반구는 성인처럼 전문화되어있다는불변성가설(invariancehypothesis)입니다.

반구절제술(hemispherectomies)이나 국부 손상(focalinjury)을 입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 의해지지되었다. 좌반구가 제거된 아동의 경우통사적 과제나 음운론적 과제에서 결함을 보였고, 또한 어릴 때 좌반구에 국부적으로 손상을 입은 아동들에게서도 비숫한 결과가 보고 되었습니다(Johnson, 1999)

최근의 연구에서도 동등 잠재력가설과 불변성가설과 관련된 논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논쟁과 관련하여 존슨(Johnson, 1999)의 제안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존슨은 좌측측두엽이 언어를 담당하도록 미리 지정된 부위라기보다는 언어에 필요한 빠른 시간적 정보를 처리하는데 가장 적합한 부위일지 모른다고 제안합니다. 이러한 대뇌 피질의 기본 구조의 특징때문에 환경에서 유입되는 언어적 정보는 좌반구의 측두엽 이 처리하게 되고, 이러한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좌반구의 측두엽은 언어 처리를 담당하도록 편재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같이 대뇌 피질의 편재화가 대뇌의 구조적 차이와 언어 자극을 처리하는 과정사이의 상호작용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면 언어에 대한 좌반구의 편재화는 동등 잠재력가설과 불변성가 설사이의 어딘가에서 설명할 수있는 듯합니다.

신경학적 가소성
어린 아동들은 좌반구가 손상되었을 때 성인들보다 더 빠르고 완전하게 언어를 회복시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대뇌 발달에서의 가 소성(plasticity)으로 설명되는데, 가소성은 대뇌의 부위가 정상시에 가동하지 않던 기능을 양도받아 갖게되는 능력이다. 미성숙한 뇌가 더 큰가소성을 갖는다는 사실은 대뇌 발달의 가장 특징적인 패턴인 '과잉 생산후 가지치기(bloomingandpruning)' 로. 설명될 수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대뇌는 생후 첫 2년 동안 시냅스의 연결을 증가시켜 과잉 생산합니다.

허텐로커(Huttenlocher, 1994)는 시냅스의 과잉 생산이 대뇌의가 소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제안합니다. 2년이 지나면서 불필요한 시냅스의 연결이 상실되기 시작하는데, 연결이 상실되면서 특별한 기능이 특정한 영역에 국부화됩니다(Nevile, 1995). 한편, 베이츠등(Bates, Thal, &Janowsky, 1992)은 좌반구와 우 반구사이의 차이가 발달의 여러 시점에서 나타나는 시냅스의 변화와 관런되었을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생후 8-9개월경에 행동및 신경 발달에서 변화가 일어나, 전두엽으로부터 긴 연결 부위를 형성하고 성인 수준의 신진 대사 활동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신경 발달의 덕택으로 아동은 단어를 이해하고 발화하게 되며, 음운론적 수준에서는 모국어에서 허락하지 않는 음소의 억제가 일어납니다(예컨대, 일본어에서는 /r/과 /1/에 해당하는 음소). 또한 아동들은 16~24개월경에 어휘폭발을 경험합니다. 처음 말을 시작하던 때에 비해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대뇌 피질에서 시냅스밀도가 폭증되면 정보처리나 저장 능력이 커지는데, 이것이 어휘폭발과 관련되는 듯합니다. 4세경에 아동은 모국어의 형태론적 또는 통사적 기본 구조를 습득하는데, 이것은 대뇌의 신진 대사와 시냅스밀도의 감소와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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