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발생은 진화적으로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별해 주는 주요한 분기점으로 간주되곤 합니다. 이 생각은 인간 언어에는 다른 동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특성이 있다는 점을 함의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의사소통 체계가 인간 언어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면. 인간 언어의 어떤 특성이 다른 동물의 의사소통 체계와 구별해 주는가? 인간 언어나 동물의 의사소통 체계나 모두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입니다.
하지만 인간 언어에는 다른 동물의 의사소통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 이상의 특성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생산성, 구조의존성, 보편성 등입니다. 또한 다른 동물들이 인간 언어를 배울 수 없다는 점도 인간 언어의 고유성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이 절에서는 인간 언어의 주요 특성과 다른 종의 언어 습득에서의 결과를 살펴봄으로써 인간 언어는 인간만이 가지는 종 특정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줄 것입니다.
인간 언어의 주요 특성
인간 언어에는 다른 동물의 의사소통 체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덧가진 특성이 존재합니다. 인간 언어는 생산성을 가지고 있고, 위계적 구조로 구성되고,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생산성 동물의 의사소통을 연구한 많은 연구들은 새, 벌, 또는 원숭이들의 의사
소통 체계에서는 인간 언어의 중요한 특성인 생산성 또는 창의성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보고하며, 인간 언어와 다른 종의 의사소통 체계와의 차이를 주장하였습니다.
언어의 생산성은 무한한 수의 새로운 문장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윤 의미하는데 이러한 생산성을 잘 보여 주는 것이 통사론입니다. 통사론은 단어를 묶어서 문장을 만드는 규칙 체계에 대한 지식입니다. 다음과 같은 우리말 문장을 구성하는 규칙을 살펴봅시다.
( 문장(S) > 명사구(NP) + 동사구(VP)
2 동사구(VP) > (명사구) + 동사(V)
3 명사구(NP)> (형용사) + 명사(N)
문장(S)은 명사구(NP)와 동사구(VP)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명사구는 형용사 등의 수식어와 명사(N)로, 동사구는 명사구와 동사(V)로 더 세분화된다. 이 규칙에서 표시한 것은 선택적이라는 의미 합니다. 다시 말해, 동사구는 명사구 없이 동사만으로, 또 명사구는 형용사와 같은 수식어 없이 명사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명사나 동사와 같은 단어의 수는 제한되어 있지만 이 세 가지 규칙을 적용함으로써 무한한 수의 문장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언어의 생산성은 이러한 단어의 결합뿐만 아니라 문장의 결합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문장과 문장은 결합하여 복문을 구성한다. 우리는 문장과 문장을 '고'와 같은 접미어를 이용하여 병렬적으로 결합시키거나 한 문장 내에 다른 문장울 내포시킴으로써 더 큰 문장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밟을 차려 주고 영회가 밥을 먹었다.', '영희는 밥을 먹고 책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서 학교에 갔다.'와 같이 문장과 문장은 무한하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경찰관이 도둑을 잡았다.'와 같은 문장은 '영희는 경찰관이 도둑을 잡았다고 생각했다'로, '철수는 영희가 경찰관이 도둑을 잡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등 계속하여 문
장을 내포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 언어가 가지는 생산성 있습니다. 이에 반해 동불의 의사소통에서는 이러한 생산성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동부 아프리카의 버빗원숭이는 표범'을 경계하는 울음소리, '독수리'를 경계하는 울음소리, 뱀'을 경계하는 울음소리와 같이 세 종류의 울음소리를 구별하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Hof 2001). 이 울음소리는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 세 울 몸소리를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의존성 일런의 단어들이 순서대로 정렬되어 있는 것이 문장입니다. 문장은 단어가 단순히 일직선상의 순서로 나열된 것이 아니라 어떤 위계적인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든 인간 언어가 위계적인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다른 종의 의사소통 체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 언어의 또 다른 득성입니다.
인간 언어가 위계적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예가 잘 보여 줍니다. 영어에서 he man is in the room."'을 의문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be 동사를 문장의 맨 앞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규칙은 '처음 나오는 is를 찾아서 맨 앞으로 움직여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만으로는 정확한 구문을 만들어 낼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The man wh is tall is in the room."이라는 문장에 앞 'Is the man who tall is in the room?'에서 기술한 순서적 규칙을 적용한다면
이란 비문법적인 문장을 산출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순서적인 규칙 대신 여러 개의 is가 있을 때는 주절의 is를 찾아서 앞으로 움직여라.'와 같은 위계적 구조를 고려한 규칙을 이용한다면 1s the man who is tall in the room?"이란 정확한 의문 표현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러한 문장의 위계적 구조에 대한 지식은 어린 아동들에게서도 발견되지만 어떤 동물의 의사소통 체계에서도 각각의 신호가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언어적 보편성]
인간 언어에서 발견되는 세 번째 특성은 언어적 보편성입니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언어들이 있다. 놀라운 것은 각기 다른 문법 구조를 갖고 있는 전 세계의 언어들 속에서 많은 공통적인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공통적인 특성을 언어적 보편성(linguistic universal)이라 합니다. 그린버그(Greenberg, 193)는 이탈리아어, 터키어, 힌디어, 일본어, 말레이어 등 30종의 언어들을 조사하면서
그 언어들 속에서 언어적 보편성울 찾아보고자 하였습니다. 그 걸과 단어와 형태의 순서에 대한 연구에서 44개나 되는 보편성울 잣아냈다. 예를 들어, 그린버그는 전 세계 언어가 VSO, SvO, SOv의 세 종류의 어순으로 구별 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중에서 VSO 순서인 언어는 드물고, 대부분의 언어들은 SVO나 SOV의 어순을 갖습니다. 어순에 따라 또 다른 보편적인 성질이 수반되는데, 어순이 S0V(예컨대. 한국어의 어순)이면 그 언어는 일반적으로 후치사(예컨대. 한국어의 조사)가 있고 관계절이 왼쪽에 첨가됩니다. 반면에 어순이 SV0인 언어(에: 임이)는 후치사 대신 전치사를 사용하고 관계절이 오른쪽에 놓입니다.
솜스키(Chomsky)는 언어 보면성에 대한 생각을 보다 정교한 이론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촘스키(1981, 1980)는 인간이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은 보편문법(univursal grammar)이라 불리는 생물학적 기제 때문에 가능하기에 전 세게의 언어 구조의 기저에는 이 생물학적 기제의 작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공통의 상징 조작 체계가
존재할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다른 종의 언어학습
인간 언어의 고유 특성과 관련하여 인간이 아닌 다른 종들도 인간 언어로 배울 수 있는가의 질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1950년대의 초기 연구들은 침팬지에게 음성 언어를 가르치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가 반드시 침팬지가 인간 언어를 습득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침팬지가 인간의 말소리를 산출할 수 있는 음성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실패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이 인간 언어를 배울 수 있는가를 검종 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하나는 미국 수화(American Sign Language)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플라스틱 상징을 이용한 인공언어를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1960년대에
와쇼(Washoe)라는 침팬지에게 미국 수화를 가르쳤습니다.
와쇼는 4년 동안 132개의 신호를 산출할 수 있었고 2개의 신호를 조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1979년에는 님 침스키(Nim Chimsky)라는 침팬지에게 미국 수화를 가르쳤는데, 와쇼처럼
100개 이상의 신호를 학습하였고 또한 2~4개의 신호를 조합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침팬지의 수화습득은 아동의 언어습득과는 구별되는 차이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첫째, 수화습득에서는 아동의 언어습득에서 나타나는 어휘폭발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둘째, 4개 정도의 신호를 조합하기도 하였지만 이러한 조합을 면밀히 살펴보면 같은 신호가 반복되는 경향이 높았습니다.
셋째, 수화는 자발적으로 산출된 것이라기보다는 수화를 가르치는 교사가 바로 직전에 했던 수화를 모방하는 경우가 많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하여 침팬지의 언어습득을 연구한 연구자들은 침팬지가 인간 언어를 습득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 하였습니다.
언어의 구조
하지만 최근에 보노보인숭이에게 렉시그램은(lexigrim)을 가르치는 시도를 한 연구에서는 조금 다른 결론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1981년에 마타타(Muta)
라는 보노보원숭이에게 렉시그램을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마타타는 상징의 사용
을 학습하지 못했지만 마타타를 훈련시키는 동안에 흥미 있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마타타가 훈련을 받는 동안 마타타의 어린 아들 칸지(Kanz)에게도 이름 붙이는 것을 허용하였는데, 칸지는 자기 엄마가 배우지 못했던 렉시그램을 배웠을 뿐 아니라 약간의 음성영어를 이해하는 능력도 습득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영장류도 인간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장류가 인간 언어를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왜냐하면 칸지가 배운 렉시그램은 상을 받기 위해 훈련자를 모방하는 행동이었기에 이것은 상징이라기보다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칸지가 언어능력을 보였다 할지라도 그가 언어를 배우는 속도는 아동이 언어를 배우는 속도에 비해 훨씬 느리고 단조로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다른
동물이 인간 언어를 배우는 것은 아동이 언어를 배우는 것과는 구별되고, 언어는 인간의 고유 능력임을 사사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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