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서는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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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나의 정서는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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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의 참 의미

안녕하십니까 의 '안녕(安寧)'은 편안한 안(安), 편안할 영(寧)으로, '당신은 편안하십니까, 걱정없이 무탈한가, 건강한가' 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또 다르게, '안녕'은 편안할 안(安) 영혼 영(靈)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은 다른 말로 영혼, 정신을 나타납니다.

나의 정서가 편안한지에 대해 알려면 정서가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내 정서가 편안한지 알 수 있습니다.

정서의 개념


정서의 개념 정의는 지능의 개념 정의만큼이나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100년이 넘는 심리학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학자들이 정서의 개념을 논의하였으며, 어떤 연구자들은 여러 심리학 교재와 사전, 기타 자료를 검토한 끝에 정서에 대한 92개의 정의를 발견하였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찾아낸 정의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통합적인 정의를 제안하였습니다. 정서는 주관적 요인과 객관적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신경 및 호르몬 계의 개입을 받아 전개되며, 각성이나 쾌불쾌의 느낌 같은 정의적 경험을 일으킬 수 있고, 정서와 관련된 지각, 평정, 분류 같은 인지 과정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자극적인 조건에 대한 광범위한 생리적 조절을 가동시킬 수 있고,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표현적이고 목표 지향적이며 적응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의에는 정서에 수반되는 정의적 경험과 신체 반응, 인지 과정에서부터 정서의 기능에 이르기까지 정서의 다양한 측면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바로 그러한 정서의 다양한 측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주관적인 정서 경험


정서의 핵심은 의식 수준에서 경험되는 주관적인 느낌일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정서의 종류는 몇 가지나 될까요? 캐롤 이자드(Izard, 1977)는 영아의 얼굴 표정을 분석하여 10가지 기본 정서(기쁨, 흥미/흥분, 놀람, 슬픔, 분노, 혐오, 경멸, 두려움, 창피함, 죄책감)를 제안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가 경험하는 정서들이 더 있을 수 있지만 이자드의 주장에 따르면 나머지 정서들은 이 기본 정서(즉, 일차적 정서)들의 조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차적 정서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은 기쁨과 흥미/공분이 조합된 정서라는 것입니다. 모든 연구자가 이자드의 제안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연구자에 따라 기본 정서의 종류를 10가지보다 더 적게 혹은 더 많이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어떤 연구자가 일차적 정서에 포함시킨 것을 다른 연구자는 이차적 정서에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구분 방법이 어떠하건 일차적인 기본 정서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이차적 정서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차적 정서는 생존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하고 모든 문화권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며, 특징적인 얼굴 표정을 가지고 있어서 문화권이 달라도 동일하게 인식할 수 있고 인간의 발달 과정 초기부터 발견됩니다.


정서 경험과 신체 반응  


앞서 제시한 정서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정서 상태에 대한 주관적 경험에는 항상 신체 반응이 수반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심리학자들이 궁금해했던 것은 정서에 수반된 신체 반응과 정서 경험의 선후 관계였습니다. 예를 들어, 교통량이 거의 없는 한적한 지방도로를 느긋하게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길모퉁이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는 대형 트럭이 나타났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순간적으로 여러분의 심장이 쿵쾅거리며 식은땀이 나면서 공포와 긴장을 느낄 것입니다. 이때 심장이 뛰고 식은땀이 난 뒤에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공포감을 느끼자 심장이 내려앉고 식은땀이 나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슬퍼서 울고, 무서워서 소름이 끼치고, 기뻐서 웃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정서를 먼저 경험하고 그에 따른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구적인 심리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의 생각은 그 반대였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눈물이 나기 때문에 슬픔을 느끼고, 온몸이 떨리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앞의 예와 같은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여러분은 미처 놀랄 사이도 없이 급히 핸들을 꺾고 마주 오는 차를 피한 다음에 비로소 가슴이 터질 듯이 뛰는 심장 박동과 함께 밀려드는 공포감과 놀라움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덴마크의 생리학자인 칼 랑게(Carl Lange)도 윌리엄 제임스와 마찬가지로 정서 유발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 먼저 나타나고 그 결과 정서 경험이 이루어진다는 입장을 지지하였기 때문에 이를 제임스-랑게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미국의 생리학자인 월터 캐논(Walter Cannon)은 윌리엄 제임스나 칼 랑게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급격한 심장 박동이 두려움의 신호일 수도 있지만 분노의 신호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사랑의 감정을 나타내는 신호가 될 수도 있으므로, 생리적 반응으로 여러 가지 정서를 구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심장 박동, 호흡, 체온의 변화는 갑작스러운 정서를 일으키기에는 너무 서서히 나타나는 반응이라는 점도 제임스-랑게 이론에 대한 반박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생리학자인 필립 바드(Philip Bard) 역시 월터 캐논의 입장에 동의하여 정서 유발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과 그에 따른 정서 경험은 동시에 일어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들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캐논-바드 이론이라고 부르는 이 이론에서는 정서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이 대뇌 피질에 입력되는 것과 동시에 교감 신경계를 자극하므로 피질에서 의식 수준의 정서 경험을 일으키는 것과 교감 신경계에 의한 신체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거의 동시적이라고 말합니다.

화가 났을 때와 무서울 때, 극도로 기쁠 때 나타나는 생리적인 반응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제임스-랑게 이론의 입지를 약화시킵니다. 그러나 최근에 등장한 이론 가운데 하나인 안면 피드백 가설은 안면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한 감각 정보가 우리 뇌에서 특정 정서를 활성화시킨다는 주장을 제기하여 제임스-랑게 이론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이언스와 동료들(Zajonc, Murphy, & Inglehart, 1989)은 얼굴을 찡그릴 때 만들어지는 얼굴 근육의 변화가 호흡을 늦추고 뇌의 온도를 높여서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시키는 반면, 미소를 짓거나 웃을 때 만들어지는 얼굴 근육의 변화는 호흡을 빠르게 하고 뇌의 온도를 낮추어서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이들의 이론이 사실이라면 억지로라도 자주 웃고 미소를 지으면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 가설을 실제로 검증한 모든 연구가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얼굴 표정이 정서 경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임이 확인되었습니다. 한 예로, 스트랙과 동료들(Strack et al., 1988)은 미소를 지을 때 움직이는 근육 가운데 하나를 자극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이 볼펜을 가로로 입에 물고 있도록 하였는데, 그 상태에서 우스운 만화를 보면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만화를 볼 때보다 만화가 더 재미있고 우스운 것으로 지각되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볼펜을 입술 끝에 세로로 물고 있으면 짜증과 불쾌한 정서가 더 강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일부러 '이' 혹은 '아' 소리를 내서 웃을 때 사용되는 안면 근육을 자극하거나 '우' 소리를 내서 불쾌한 얼굴 표정을 지을 때 사용되는 안면 근육을 자극하는 경우에도 나타납니다. 이제 이 짹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입술의 양 끝을 위로 올리고 뺨 근육도 올라가게 한 다음 눈을 크게 떠봅시다. 심리학 책 읽기가 더욱 즐거워질 것입니다. 그런 상태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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