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과학적 학문으로 독립하게 된 역사적인 배경은 철학적 배경과 자연 과학적 배경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철학적 배경
모든 학문의 근원을 고대 그리스의 철학에 두는 것과 같이 심리학의 기원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 사상가들은 인간 자체보다는 인간이 경험하는 자연현상이나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가졌지만, 이러한 인간 사회의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명하기 위해서는 인간 자체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사회의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명하기 위해서는 인간 자체에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고대 사상가들은 주로 인간 자체의 생물학적 속성인 신체와 철학적 속성인 마음에 관하여 사색적인 논의를 하였으며, 이 심신의 관계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법칙을 찾으려 하였습니다. (용어의 어원이 psyche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신 관계론에 있어서 어떤 학자는 마음과 신체가 별개로 존재한다는 심신어원론을 주장하는가 하면, 또 어떤 학자는 별개가 아니라 동일체인 심신일원론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심신이원론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은 플라톤인데, 그는 마음이란 인간의 신체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영혼이라면서 현존하는 사물의 실체와 영혼의 시체를 분리하여 사색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음이란 유기체의 기능이지 따로 떨어진 실체가 아니라는 심신일원론의 입장에서의 사물적인 신체에 생명이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마음인 영혼이며 이 생명체 속에 있는 영혼을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영혼이 육신 속에 머문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육신 속에 있는 영혼의 본질을 파헤침으로써 영혼의 지배를 받는 것이며 육신 속에 있는 영혼을 계발해야 한다고 신학 이론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중세까지는 학문의 암흑시대로 마음에 대한 생각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중세에 들어와 데카르트는 육체를 단순히 영혼에 예속시키던 사상에서 탈피하여, 육체란 유기체이며 영혼과는 관계없이 그 자체의 기능과 작용을 한다는 유기체론을 주장했으며, 영혼과 육체는 각각 독립되어 있으면서 심신이원론의 상호작용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스피자노자는 심과 신은 마치 종이의 앞뒤와 같아서 동일 실체의 양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심신일원론의 심신양면설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라이프니츠는 심신병행론을 주장하면서 심과 신은 별개의 실체이지만 이들이 작용하는 기능이 병행한다고 하여 또다시 이원론적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한편, 철학자들의 관심이 이렇게 심신의 관례를 토론함과 더불어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사색도 있었습니다. 로크는 갓 태어난 인간의 마음은 백지와 같아서 경험이라는 글씨가 백지 위에 하나씩 쓰이면서 마침내 마음, 즉 정신을 형성하게 된다는 경험론을 주장하였습니다.
이 경험론에 의하면 인간 본성의 이해는 경험에 의하여 형성되는 정신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감각 연구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지식 획득에 있어서는 직접 경험만이 진리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칸트와 헤겔은 인식의 문제를 사색함으로써 마음에 존재하는 것과 객관 세계에 존재하는 것과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물음과 그것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철학적인 사조들은 현대 심리학 성립에 사상적인 배경이 되었습니다.
2. 자연과학적 배경
인간이해에 있어서 자연과학적인 측명을 강조하게 된 것은 데카르트의 유기체론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데카르트 이전에는 육체 속에 있는 영혼인 심을 이해하면 인간 이해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그의 사상에 기초를 둔 신성불가침의 중세 기독교 사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종교개혁과 데카르트의 유기체론에 영향을 받아 모든 생명 현상을 오로지 영혼의 작용에만 귀속시킬 수 없다는 사상이 대두되었습니다. 또한 동물이나 인간도 다른 기계와 똑같이 연구될 수 있다는 데카르트의 사상은, 그전까지 금기로 되어 있던 인체 해부도 가능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러한 계기로 신경생리학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되었습니다.
데카르트는 자극에 대한 자동적인 반응을 반사하고 기술하면서 처음으로 반사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그 후 뮐러는 신경 에너지의 전달 원리를 밝혔고, 헬름홀즈는 신경충격의 전이 속도를 측정하였습니다. 베버와 페흐는 물리적인 자극과 심리적인 감각 사이의 관례를 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해 냄으로써 반사의 신경 기제뿐만 아니라 의식작용의 기초가 되는 감각의 물리학적 근거를 찾는 데까지 이르러, 정신물리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현대심리학의 성립에 기초가 되었습니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학의 인간이해 방법 (0) | 2022.06.23 |
---|---|
심리학의 정의 (0) | 2022.06.22 |
과학적 심리학의 성립(행동주의, 형태주의) (0) | 2022.06.22 |
과학적 심리학의 성립(구성주의, 기능주의, 정신분석) (0) | 2022.06.22 |
심리학에 대한 오해 (0) | 2022.06.03 |